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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니다.

 


 그리움이 아니다.
 이렇게 너는 내 앞에 있고, 우리는 환하게 웃고 있다.

 안타까움이 아니다.
 너는 내 옆에 영영 있을 수 없음을 내 머리가 알고 있다.

 착각이 아니다.
 내게 보내온 너의 글자에는 걱정이 녹아 있다.


 친구도 아니다.
 너는 내 어두움을 모르고, 나는 너의 두려움을 모른다.
 
 능청도 아니다.
 나는 흠칫 놀라고, 너는 아차하는 순간들이 있다.

 가식도 아니다.
 그러기에 너는 당당하고, 나는 내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거짓이 아니다.
 삼라만상은 늘 변해도 꿰뚫는 것이 있듯이.
 내 표정은 변해도 섬뜩한 것이 내 맘을 뚫고 지나간다.

 사랑은 아니다.
 뭘까 우리는. 이루어 말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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