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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통일을 불렀었다




발해를 꿈꾸며 

                                    서태지와 아이들

진정 나에겐 단한가지 내가 소망하는게 있어 
갈려진 땅의 친구들을 언제쯤 볼수가 있을까 
망설일 시간에 우리를 잃어요 

한민족인 형제인 우리가 서로를 겨누고 있고 
우리가 만든 큰 욕심에 내가 먼저 죽는걸 
진정 너는 알고는 있나 전 인류가 살고 죽고 
처절한 그날을 잊었던건 아니었겠지 

우리몸을 반을 가른채 현실없이 살아갈건가 
치유할수 없는 아픔에 절규하는 우릴 지켜줘 

시원스레 맘의 문을 열고 우리와 나갈길을 찾아요 
더 행복할 미래가 있어 우리에겐... 

언젠가 나의 작은 땅에 경계선이 사라지는 날 
많은 사람이 마음속에 희망들을 가득 담겠지 
난 지금 평화와 사랑을 바래요 

젊은 우리 힘들이 모이면 세상을 흔들수 있고 
우리가 서로 손을 잡은 것으로 큰 힘인데 

우리몸을 반을 가른채 현실없이 살아갈건가 
치유할수 없는 아픔에 절규하는 우릴 지켜줘 
갈수 없는 길에 뿌려진 천만인의 눈물이 있어 
워!나에겐 갈수도 볼수도 없는가 

저 하늘로 자유롭게 저 새들과 함께 날고 싶어 

우리들이 항상 바라는것 서로가 웃고 돕고 사는것 
이젠 함께 하나를 보며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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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O'라는 아이돌 그룹이 참 마음에 든다. 사랑하는 그녀 앞에서 '으르렁 으르렁'된다는 이 친구들의 몸짓은 샤이니와 달리 좀 더 마초같은 맛이 있다. 이 친구들 뮤직비디오를 본 뒤에는 자연스레 f(x)의 '첫사랑니'를 튼다. '날 잊지 못할 거'라며 럼펌펌펌이라는 주문으로 내 맘에 은밀히 자리잡는 함수소녀들은, 더더더 이뻐진 것 같다...(데헷)  

 '으르렁'대는 소년들과 '럼펌펌펌'을 읊는 소녀들이 요즘 제일 잘 나간다고 하더라. 한 가요프로그램에 1등을 먹은 함수소녀들은 퍼포먼스로 회사후배의 으르렁 춤을 쳐주었다고 한다. 



#2.

 문득 서태지가 생각이 났다. 럼펌펌펌이나 으르렁 같은 주문말고, 그는 어떤 주문을 걸었을까. 찾아보니 그 역시 주문이 있었다. "됐어!" 라는 주문 하나로 교실반란을 일으켰던 '교실 이데아', "유머슷컴백콤~"으로 가출청소년들을 전부 집으로 돌려 보낸 서태지는, 대중적 성공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천재라는 걸 새삼 다시 느꼈다. '이 노래들이 나온지도 이미 20년이 가까이 되었는데 우리네 현실은 참 변한 게 없다'는 씁쓸한 생각을 하다, 마지막에 이 노래가 번뜩 떠올랐다. 



#3.

  록 비트에 가미된 서태지의 서정적인 목소리. 이주노와 양현석의 조금은 반항아같은 투박한 랩. 프로파간다나 집회 구호처럼 날카롭고 정치적이지도 않은, 잘 정제된 문체로 쓰여진 소년의 편지 같은 가사. 나이가 조금은 더 들어 이 노래를 곱씹어 들으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

 무엇보다 압권은 제목이다. '발해'라는 두 단어가, 청자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통일된 한국이 대륙으로 바다로 거침없이 뻗어져 나가는 모습이 뇌리에 생생히 떠오르면서 조금은 가슴이 부풀고 설레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노래와 가사는 지극히 소박하다. 발해를 꿈꾼다는 소년은, 사실은 그저 '평화와 행복'을 바란다며 짧은 팔을 치켜들며 수줍게 외친다. 짝사랑하는 여자친구에게 "사실은 널 좋아해!"라고 외치고 황급히 도망가는 어린소년 마냥.     


(p.s)서태지와 아이들은 찌질했다. 찌질하지 않다는 건,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아래는 증거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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