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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안 플레이 감상


 루시안의 컨셉

 나올만한 컨셉의 원딜은 거의 나온 탓인지, 요즘 추가되는-이라고 해봐야 퀸과 루시안밖에 없지만-원딜 챔프는 특이한 컨셉을 취하고 있다. 좋게 말해서 특이한 컨셉이고, 나쁘게 말하면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가 없다.

 우르곳 정도를 제외하면(우르곳을 원딜로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누가 했을까... 겐자 아니었으면 트페 원딜이나 애니 원딜같은 느낌이었을 듯) 대부분의 원딜은 공격력, 공격속도, 크리티컬, 방관으로 안전한 거리에서 평타로 딜을 넣는 역할을 맡는다. 때문에 캐리력이 좋다는 원딜들은 대체로 사거리가 길거나, 평타 강화 스킬이 존재하거나, 카이팅이 가능해 오래 딜을 뿜어낼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챔피언들도 대체로 픽할 만한 한가지 특성쯤은 갖고 있다. 특정 타이밍에 강력하다든가, 특정 챔프의 카운터라든가, 예측할 수 없는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든가...

 예외가 있다면 최근 추가 된 퀸과 루시안이다. 특징이라면 특정 조건에서 라인전에서 상당히 강력하다는 점, 그리고 잘 커봐야 캐리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전적으로 라이엇의 잘못된 설계 때문이다. 각각 전우조, 건카타라는 특징적인 컨셉으로 라인전에서 강력한 면모를 보이지만 정작 대규모 전투에서 원거리 딜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반편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게도 둘다 궁극기가 잉여에 가깝다.

 

 루시안의 스킬셋

 루시안의 패시브는 일종의 평타 강화기라고 볼 수 있다. 광휘의 검을 들고 시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초반 라인전에서 상대방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템이 충분히 갖춰진 후반에서는 공격 중간 중간마다 스킬을 섞어줘야 한다는 점이 까다롭다. 이거야 숙련도에 달린 문제고, 마스터한 스킬들은 쿨타임이 비교적 짧은 편이라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평타 강화기 중에서는 비교적 하급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Q스킬은 전의 글에서 말한 바와 같이 바루스Q나 케이틀린Q의 하위호환이라고 할 수 있다. 짧은 사거리의 타겟팅 발동기이지만 실제로는 제법 긴 사거리의 논타겟팅 판정기이다. 미니언을 타고 챔피언에게 예상치 못한 데미지를 줄 수 있지만 괘적이 표시되기에 반응속도에 따라 쉽게 피할 수 있는 불안정한 기술이라... 1렙에는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숙련되지 않으면 쓰기도 어려워 그동안 과소평가 했지만, AD계수가 레벨이 오를 수록 증가한다는 점이 좋다. 의외로 딜이 상당하기도 하고...

 W스킬은 범위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어쨌든 논타겟 광역기. 상황에 따라서는 포킹용으로도 쓸 수 있을 듯 하다. 무엇보다 표식의 이속 증가 효과와 패시브와의 시너지가 좋은 편이다. 초반 라인전에서 W로 데미지를 입히고 곧바로 패시브를 발동시키며 이후 서폿과의 연계에 따라 몰아붙여 주도권을 가져오거나 빠르게 빠질 수도 있다. 평타 사거리가 짧은게 문제이긴 하지만...  처음에는 이걸 마스터하는게 좋은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AD계수가 있긴 하지만 결국 마뎀이라는 점에서 Q선마보다 구리다. 그리고 1렙만 찍어도 표식의 이속증가 효과나 시야 확보는 할 수 있고...

 E스킬은 구르기나 빨리뽑기, 비전이동의 하위호환. 발키리보다는 좋다는 점이 위안...이 되나? 둔화효과 제거는 좋지만 여러모로 단점이 많다. 마스터하지 않으면 마나 소모도 제법 부담되는 편이고, 마스터한다고 쿨 때문에 난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애매하다. 그래도 탈진에서 도망칠 수 있다는 점은 좋은 듯.

 앞서 퀸과 엮으면서 라인전이 강력하다고 서술했는데, 논타겟 기술을 잘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어쨌건 드레이븐 정도를 제외하면 잘 지지 않는다. 일단 패시브 덕분에 평타 이외에 5개의 추가 딜 기술을 갖고 있고, W의 이속 증가와 E스킬로 딜교환 중단을 자신에게 유리한 상태에서 중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5렙까지는 정말 강하다. 5렙 까지는.

 대망의 궁극기. 루시안이 구린 이유.EU

 궁극기는 몰왕-삼위-인피-팬댄-라위-서풍이라는 럭셔리한 아이템으로 세팅할 경우 대충 3500 정도의 물리 데미지(몰왕보다 피바라기가 더 좋아 보이지만, 궁극기 데미지 자체는 몰왕검이 더 많이 나온다). 문제는 3500이라는 데미지 또한 어마어마한 수치에 비해 별로 아프지 않은 것이, 딜탱류에게는 만피의 1/3이나 될까 말까하는 수준, 방템 하나도 없는 서폿에게도 죽일 수 있을 지 아슬아슬한 데미지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똑같은 아이템으로 3초간 평타를 때리면 패시브나 광휘의검 효과, 몰왕검 패시브, 스킬샷 데미지를 제외하고도 더 우월한 데미지를 뿜을 수 있다는 점이 궁극기를 잉여로 만드는 데 큰 영향을 준다. 후에 아이템 항목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원딜로서는 당연히 생각할 수 밖에 없는 크리티컬이 궁극기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은 '무슨 템을 가도 궁 쓰는 것 보다 그냥 때리는 게 나은' 상황을 만들어낸다. 갓 궁극기를 찍은 6렙 상황에서도 그다지 강하지 않은 게, 5렙 루시안보다 6렙 루시안이 약하다는 2렙 오공 솔바론하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 궁극기로 킬을 올리면 E가 초기화됩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전탄 히트도 쉽지 않은데, 이 시간동안 루시안은 한번밖에 못 쓰는 대쉬기와 이동만으로 상대방 브루저로부터 살아남아야 한다. 제압은 수은장식띠로만 풀 수 있는 강력한 CC기이지만, 이걸 궁극기로 들고 있는 말자하의 평은 대단히 좋지 못하다. 워윅은 탱커기라도 하지, 잘 커서 적진에 광역 딜을 뿜어내야 하는 미드 AP 딜러가 상대방을 묶고 자신도 묶이는 애매한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루시안의 궁극기가 딱 그런 꼴이라고 할 수 있다. 3초 동안 원활한 카이팅이 가능하지만 그 동안 넣는 딜이 평타보다 약하고, 그나마도 고정된 방향으로 들어간다. 앞에 누가 서 있건 사거리 안의 챔프는 때릴 수 있는 평타와 달리 논타겟인 궁극기는 사실상 전열의 탱커들에게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결국 평타보다 긴 사거리+이동 중에도 사용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1. 절대로 이니시 당하지 않는 대치 상황에서 케이틀린 궁극기 처럼 사용하거나 2. W 이속 증가효과를 받기 어려운 거리의 추격전에서, 혹은 3. 몰려오는 미니언을 빠르게 정리해야 할 때 정도에나 사용할 수 있을 듯 하다. ...칼바락에서는 괜찮을 수도 있겠다.


그나마 희망을 찾는다면...

 원딜의 후반 딜은 깡뎀*공속*크리*방관*생존시간에서 나온다. 때문에 패치에 따라, 메타에 따라 OP원딜은 항상 바뀌어 왔지만 극후반에 팀을 캐리로 이끌 수 있다는 원딜은 바뀌지 않았다. 자체 공속 버프를 갖고 있고 18렙 최고 사거리와 두 개의 생존기를 갖고 있는 트리스타나, 사실상 평타 데미지를 20% 가까이 늘려주는 패시브에 생존기까지 있는 1렙 최고 사거리의 케이틀린, 트루뎀의 미친 딜과 손만 따라주면 밀고 구르며 자유자재로 카이팅하는 베인, 생존기가 부실하지만 무시무시한 사거리에서 뿜어내는 체력 퍼뎀에 포킹도 가능한 코그모 등등. 그 외에 버프와 너프에 따라 그레이브즈나 트위치 등이 올라왔다가 내려왔다가... 반면 이즈리얼, 코르키 등은 삼위일체라는 애매한 아이템 때문에 다른 원딜이 제 괘도에 올라오지 않은 중반 타이밍에 대단히 강력하면서도 후반 캐리력은 글쎄-라는 평가를 원딜 3대장으로 불리며 밴 당하지 않으면 선픽이 당연했던 시즌2 말 당시에도 받아야 해다. 블루 이즈도 쿨감과 광역 슬로우, 포킹 가능한 온힛, 쿨타임이 점점 짧아지는 생존기, 자주 쓸 수 있는 글로벌 궁극기 등의 유틸 측면에서 각광 받았지 결국 크리티컬을 포기한 데에서 오는 후반 딜 부족 때문에...

 루시안의 후반 캐리력을 저평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패시브는 스킬 사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평타만 떄려도 되는 다른 평타강화형 스킬 보다 성능이 좋지 않다. 3타마다 최대 15%의 체력비례 데미지를 입히는 W패시브에도 불구하고 논타겟 스킬을 타이밍에 맞게 적중시켜야 한다는 제약 때문에 바루스의 후반 캐리력이 의심받는 것과 마찬가지. 게다가 패시브를 비롯한 스킬들과 워낙 시너지가 좋은 삼위일체가 있기에 반드시 삼위일체를 갈 수밖에 없는데, 생존용 아이템을 생각하면 피바라기, 몰락, 팬댄, 스태틱, 라위, 무대 같은 원딜의 핵심 아이템 중 하나는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대신 중반 만큼은 (궁극기를 억지로 사용하려고 하지않는다는 전제하에) 생각보다 좋은게, 마스터한 Q의 높은 추가AD 계수 덕분에 피바라기-삼위일체 두 아이템을 무사히 뽑을 때 쯤 제법 강하다. 삼위일체가 버프 받고 W와의 시너지도 좋아서 후반 들어가서도 원활한 이속으로 오래 살아남으며 낮은 데미지를 보충하는 게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격노+삼위일체+W이속 증가 받으면 이속이 500을 넘던걸로 기억하는데... 근데 워낙 사거리가 짧은 느낌이라 -_- 상대방의 진입기와 CC기에 따라 중반에 승기를 굳힐 수 있을지가 결정 될 듯 하다.

 약간 버그성이긴 하지만, 패시브 두번째 평타에 크리티컬이 안터진다고 소개가 되고는 실제로는 터진다. 아놔 크리티컬 터지는 데도 그모양인가... 그리고 Q가 두방 나가는 버그가 있다고 들었는데, Q 타겟이 발동 전에 죽으면 새로운 타겟에게 두발이 나가는 모양. 마나 소모도 한번인 듯. 이걸로 라인전에서 미친 딜이 가능하다고 한다. 랭가 QW 버그도 제법 오래 패치가 되지 않았으니 이것도 오래 써먹을 수 있을라나. 3.11에서 고쳐지던가 확인을 안했네...


총평

 궁 버프 안되면 코르키가 낫다.

 어떻게든 궁을 써먹을 수 있는 수준으로 버프 해 주는 게 필요할 듯 하다. 다만 궁극기의 데미지를 체감되게 버프하면 용이나 바론같은 정지표적을 잡을 때 너무 좋아지는데, 데미지가 버프되지 않으면 6렙 원딜간 교전에서 너무 불리하다는 문제가 있다. 데미지를 버프하는 대신 몬스터에게 뎀감을 붙이거나, 어쨌든 방법은 많지만...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크리티컬이 어떻게든 포함되는 형태로(기왕 공속계수 붙인 김에 크리 계수도 붙이거나, 몇발에 한번 정도 크리가 적용되게 해 주거나)  바꾸거나, 몇발에 한번 정도 온힛으로 바꾸거나(여눈 스택 쌓는 게 몹시 고달프겠지만 블루시안이 가능해진다), 이속 증가 감소를 붙여준다든가(피격된 적 이속  5% 감소, 최대 5회 중첩과 같은 식의)...

 사실 첫 인상만큼 쓰레기 챔프는 아니지만, 궁극기의 임팩트가 나쁜 의미에서 너무 커서... 게다가 베인을 찢어버릴 수 없다는 점이-_-  궁극기 버프 먹기 전에는 그냥 코르키나 파는 게 좋을 것 같다. 스코어가 코르키로 마관신 갔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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