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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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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꼬움에 대하여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후천적 생일 증후군 2 후천적 생일 증후군 글 최한진 신호등이 깜빡였다 진동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 날짜를 확인했다 혹시 내가 잊고 있던 약속이 있는 건 아닌지 잠시 떠올렸다 집으로 다시 걸음을 되돌리는데, 겨울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낯익은 밤거리엔 나를 부르는 곳이 딱히 없었다 어릴 적 일이었다 갈 길 바쁜 단어들로 빼곡한 팩스지 두 장이 있었다 「하늘이 너의 탄생을 축복하고 있나봐, 겨울비가 내리고 있어」 사실 그 편지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오늘이 네 생일인 걸 깜빡하고 그냥 나와서 미안해」 그래서 더 슬펐단 사실을 당신은 몰랐으리라 생각한다 대개 외로운 편지는 어머니의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너는 종종 깔깔댔다 「처음부터 외롭게 태어난 사람은 없으니」 외로움은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것이라고 했다 너는 「외로움」이.. 더보기
2014. 10. 30 어느 날, 우리가 서로를 모질게 짓눌러 서로에게 차가운 낙인으로 남거나 누군가가 누군가의 믿음을 저버리고 그로 갈취한 행복을 누릴지도 모르지만, 혹은 그러한 잔향조차 남기지 못한 채 흘러간 것들이 될지도 모르지만, 오래 건강해야 한다는 말에 담긴 고움과 순함은, 그리고 볼에 닿은 코끝의 한기 혹은 온기는, 그 어느 날과 그 이후의 어느 날까지도 유실되지 않고 희석되지 않는 온전한 형태의 메세지로 남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보기
lol archive by Arteta08 **밴픽 1. AD AP 이니시 라인전 한타조합 스플릿주도권 라인클리어 고려할 것. 2. 상대에 맞춰 특성을 조금씩 조정할 것. 특히 방특. **일반 0. 그 판의 기분은 그 판에 놓고 올 것. 1. 첫 딜교는 기세 싸움에 매우 중요하므로 그 시점을 정하고 매우 집중해서 할 것. 2. 핑 백핑을 팀원에 맞추지 말고 주도적으로 할 것. 내가 더 똑똑함. 3. 푸쉬메타 구성이라면 빠르게 모여서 적의 취약부를 신속히 공략할 것. 4. 게임의 스피드를 올리는 방법을 항상 고민할 것. 5. 왕귀챔이 있다면 그에 맞는 운영을 할 것. 6. 나의 한타포지셔닝을 반복적 주기적으로 상상하고 그를 실행할 것. 7. 상대방 입장에서 내가 어떻게 하면 짜증날지, 내가 얼마나 위협적일지 생각하며 플레이할 것. 8. cs cs .. 더보기
나와 당신들을 위한 이야기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일 줄 알아야 하며,그러할 이유가 없는 일에는 때때로 고개를 숙이지 않을 줄도 알아야 한다. 첫 번째 문구는 당신들과 나에게 하는 이야기이며,두 번째 문구는 나와 당신들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더보기
AM 5:00 새벽 어스름의 드라마 한 편에 대하여 A : 에이엠 다섯 시, 새벽 어스름에 드라마를 본 적이 있나? B : 저는 아직 없는 것 같은데요. A : 꼭 한 번 해보게. 바깥은 조용하고, 불빛은 파랗지. 형광등이나 스탠드 불빛 같은 그런 불빛이 아니야. 자연의 빛을 말하고 있는 거네. B : 그 시간에 자연은 어두컴컴할 텐데요. 가로등 불빛이 아닐까요? A : 파란 불빛 아래 끝내주는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그야말로 행복이 뭔지 느낄 수 있다네. B : 그 시간에 잠은 안 자시나요? A : 잘 안 자지. 심야형 인간이라고 보면 되겠네. 아니, 아침형 인간에서 '아침'은 한자어가 아니라 순우리말이니 저녁형 인간 또는 새벽형 인간이라고 칭하는 게 더 맞겠군. B : 그럼 언제쯤 주무시나요? A : 드라마를 보고 나면 일곱여덟시쯤 되고, 일곱여덟시쯤이.. 더보기
회고 3 시리즈물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녀석을 묻는다면 일말의 여지 없이 007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가장 많이 봤던 시리즈물이기도 하지만 가장 처음 본 시리즈물이었다. 어릴 적 즐거움 중 하나는 주말에 아빠가 빌려온 비디오를 같이 보는 것이었고, 대개 이연걸, 성룡, 007 류의 영화가 주를 이루었다. 007시리즈와 성룡, 이연걸과의 가장 큰 차이는 본드걸의 유무였고, 정확히는 키스신 (또는 그 이상의) 유무였다. 007만 틀면 파블로프의 개가 된 듯 소파에 앉아 키스씬을 기다리곤 했다. 그럼에도, 겉보기에 나는 정절관념으로 가득 찬 '올바른' 꼬마였다. 절대 여자친구도 만들지 않을 것이고 결혼도 하지 않을 거라고 걸핏하면 가족들에게 선언하곤 했다. 좋아하는 여자애와 짝꿍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던 마.. 더보기
회고 2 1 소방관이 되려면 눈이 좋아야 한다며 태정이는 라섹을 하겠다고 했다. 슬슬 쌀쌀해지고 있던 초겨울이었는데, 혼자 수술을 받으러 가겠다고 몇 번 말했다. 기말이 끝나는 즈음이었던 것 같다. 나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태정이랑 같이 강남역으로 갔다. 어느 불편한 귀퉁이에서 담배를 한 대 피웠다. 현영이는 강남역에서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었다. 수업을 마친 현영이를 만나 철판 오코노미야끼 집에 들어갔다. 강남역에서 이렇게 셋이 밥을 먹는 것도 어색했는데, 더구나 맛도 없었다. 예전에는 강남역만 가면 늘 그런 식이었다. 밥을 먹고 시간이 조금 남아서, 썬글라스를 사러 갔다. 수술을 받고 얼마 동안은 빛을 봐서는 안 된다나. 안경원에서 비싸게 주고 살 필요 없다며 올리브영 내지 왓슨 같은 곳에 태정이를 끌고 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