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 썸네일형 리스트형 후천적 생일 증후군 2 후천적 생일 증후군 글 최한진 신호등이 깜빡였다 진동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 날짜를 확인했다 혹시 내가 잊고 있던 약속이 있는 건 아닌지 잠시 떠올렸다 집으로 다시 걸음을 되돌리는데, 겨울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낯익은 밤거리엔 나를 부르는 곳이 딱히 없었다 어릴 적 일이었다 갈 길 바쁜 단어들로 빼곡한 팩스지 두 장이 있었다 「하늘이 너의 탄생을 축복하고 있나봐, 겨울비가 내리고 있어」 사실 그 편지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오늘이 네 생일인 걸 깜빡하고 그냥 나와서 미안해」 그래서 더 슬펐단 사실을 당신은 몰랐으리라 생각한다 대개 외로운 편지는 어머니의 것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너는 종종 깔깔댔다 「처음부터 외롭게 태어난 사람은 없으니」 외로움은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것이라고 했다 너는 「외로움」이..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