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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ction2 - 응답하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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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빠...?"

"어, 나야...뭐해?"

그녀와 어색하게 전화를 끊고 2주일 정도 지났을까. 한 회분을 막고 팀 회식을 끝나고 집에 돌아온 뒤 문득 전화를 걸었다. 소주를 혼자 한 병 반 넘게 마신 거 같았는데, 취기는 오르지 않고 그저 머리만 띵-했다. 몸을 자취방에 뉘었는데 방바닥이 짜증 날 정도로 차가웠다. 머리가 조금 아프니 잠도 오지 않고, 베개를 베고 천장을 바라보니 진한 피곤도 무색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왜 다들 그런 적 있지 않나. 너무 피곤해서 잠이 오지 않는...그런 거. 


그러다 문득 전화를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고 싶었냐고? 보고 싶었다기 보다 안고 싶었다. 지난날 어두컴컴한 방에서 그녀와 맨몸으로 뒤엉켰던 기억들이 갑자기 확 머릿속에 떠올랐다. 솔직히,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나 간만에 일찍 퇴근했는데...술 한잔할래?"

"지금? 지금 새벽 1시가 넘었어."

그러고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르니 괜히 전화를 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뭐 잠도 안 오고...오빠 어딘데?"



#2. 

우리는 어스름한 조명이 천장에 달린 지하 1층 술집에서 만났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그녀의 얼굴을 보니 나도 모르게 씩 웃음이 나왔다. 그녀가 좋아서 그런 건 아니었는데, 그냥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무안해서 그랬던 거 같다. 

"어...먼저 와 있었네."

어설프게 던진 말에 그녀는 갑자기 쿡쿡대며 웃었다. 

"오빠 뭐야ㅋㅋㅋ진짜 폐인이네ㅋㅋㅋㅋ"

"어ㅋㅋㅋ...붕신같지?ㅋㅋㅋㅋ"

그러고 털썩 앉았는데, 언제 헤어졌냐는 듯 너무 자연스러운 느낌이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3. 

맛도 없는 라볶이를 안주 삼아 우리는 단번에 소주를 각 한 병씩 비웠다. 좀처럼 술에 취하지 않는 그애는 그새 얼굴이 벌개졌다. 시덥잖은 소리를 하며 깔깔대다가 문득 나는 덥석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가자."

"어딜?"

답하지 않고 나는 계산대로 가 계산을 했다. 그 아이는 댕그래진 눈을 하고 테이블에 있던 휴대폰과 지갑을 주섬주섬 가방에 챙겨 내 뒤를 따라 나왔다. 

집. 나는 다시 내 집으로 가고 싶어졌다. 짜증 나게 차갑던 방바닥이 생각났지만, 뭐 어때. 간만에 보일러 좀 떼면 금세 따뜻해질 것이다. 집으로 걸음을 열 발자국 정도 옮겼는데, 익숙한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돌아보니 술집 입구에 그녀가 덩그러니 서서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해. 빨리 와."

사귀었을 때처럼, 나는 그녀에게 내 여자친구에게 말을 하듯 소리쳤다. 

"어디 가는데."

잠시 말문이 막혔다. 

"...우리 집."

그녀도 잠시 말문이 막힌 듯 답답한 표정을 짓더니 터덜터덜 걸어서 나에게 왔다. 내 곁에 한 발자국 거리로 그녀가 터덜터덜 걸어왔을 때, 나는 그 아이의 왼팔을 확 잡아당겨 끌어안았다. 

"......가자."

나는 술집 테이블에서 일어날 때처럼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집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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