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니 귀는 당나귀 귀

#1. 


친구야 잘 사냐? 우리는 꼭 꼴사나운 기지배들처럼 연락하지 않고 지낸지 꽤 오래다.

말 못되게 하는 내 나쁜 성질머리는 여전히 못고쳤다. 

성질머리는 못 고쳤는데 너랑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마음은 오락가락하다가 요즘은 좀 더 간절해졌다. 

술 한잔 하자고 먼저 연락할께 조만간. 


#2. 


여기 글을 쓰지 않은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전에 사귀었던 여자애의 절친(전여진씨)은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 

얼마 전 일주일 사귀었던 여자애를 다시 술자리에서 만났다. 

아주 친한 친구와 주먹다짐을 하였는데, 별로 아프지 않았고 잘 화해했다. 

아주 친한 선배는 애 아빠가 되었고, 아주 친한 친구 놈은 전형적인 알콜중독 회사원 아저씨가 다 되었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건 무엇이 제대로 사느냐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것. 

어떤 사랑을 해야하는 지 잘 모르겠다는 것. 

지금처럼 사는 게 잘 살고 있는 지 헷갈린다는 것. 

고백하고 차이는 게 맞는지, 친한 선배의 말처럼 바구니에 계란을 나누어 담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는 것. 


#3. 


평양냉면을 먹는 모임에 나가는 게 좋은데

어떤 선배는 "의미없는 술자리"라고 하더라.

근데 꼭 틀린 말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서 뭔 상관이냐는 생각도 했다. 


#4. 


어떤 신문사 이야기. 

이 신문사는 걸핏하면 정치인과 대통령의 리더십이 문제라고 말하는데

정작 그 기사를 쓰는 인간들의 리더십은 기사로 조지기에도 민망한 수준. 

그래서 기사를 쓰지 말자는 건 말이 안되는데

무튼 웃겨. 그지?


#5.


또다른 신문사 이야기. 

술자리에서 선후배 기자가 다투다가 한 명이 죽었어. 

그 다음날 그 신문사 중 한 사람이 다른 언론사들에게 "기사를 쓰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돌렸지. 


신문사들은 줄기차게 타인의 죽음, 타인의 사고에 "얘기가 되면 써야된다"고 마꾸 써놓고

저런 글이 도는 걸 보니 많은 생각이 들더라. 아니, 사실 이중적이라고 생각했어. 

그만큼 기자라는 직업은 종종 비열하다는 생각이 든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fiction2 - 응답하라2  (0) 2017.04.24
"이 나라는 망할거야"  (1) 2015.09.18
소고  (0) 2014.02.04
그는 통일을 불렀었다  (3) 2013.08.10
입사유감.  (1) 2013.05.27